나의 글쓰기 욕망의 근원

나의 글쓰기 욕망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다른 사람들도 잠들기 전에 오늘 단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했다라는 죄책감을 안고 불안에 떤 적이 있을까? 매번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내일은 꼭 글을 써야지, 그냥 아무 문장이나 한 문장 쓰고 나면 잠 들기 수월할 거라고 다짐하면서도 글을 쓴 적이 없다. 글 쓰는 것은 내게 다시 수능을 치루는 것 만큼 거사를 치르는 일이고, 빈 문서 앞에 두고 막막해지는 불안감을 발동시키는 어려운 일에 가깝다. 그런데도 지속적으로 내게 글을 써야 한다는 막연한 사명감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란 말인가.

만약 내가 글을 쓴다면 나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작가 수업을 받아본 적도 없고 허구적 이야기를 구상할 만큼 창의적인 능력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고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한 단편적인 감상문이 될 뿐일 것이다. 그런 글에서 어떤 생산성을 뽑을 수 있을 지 아무래도 모르겠다. 그렇다. 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모든 행위를 경제적 이득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속물 인간이다. 이런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가끔은 이런 글쓰기 욕망을 두고 이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근 15년 간의 치열한 생존 공방을 벌이고 있는 내가 나도 모르는 갖가지 감정들이 무의식에 쌓여 한 번은 터뜨려 분출해야 하는 수단으로 글쓰기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나도 모르는 무의식에 쌓인 감정들이 당연히 좋은 것이기 만무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엄청난 사회적 불만, 분노, 증오의 감정이 더 많을 텐데 나 또한 혐오를 조장하는 인터넷 상의 사회 불순 분자의 길을 걷는 수순이 될지도 모른다.

모르겠다. 글쓰기란 수 년 간 내게 들려오는 욕망의 목소리이지만 나의 자아는 확신이 없는 상황인 듯 보인다. 자아와 자아의 대치 상황이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듯한 포화 상태로 감지된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서 잠이 안 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괴로운 불면증 환자가 되느니 인터넷 혐오론자가 되기를 선택하고 싶다. 그렇다. 나는 자기 희생을 눈꼽 만큼도 하고 싶지 않은 철저한 이기주의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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